화재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차량은 1초라도 신속히 출동하기 위해 양보 없는 차, 사거리에서 소방차량 앞을 지나가며 위협하는 차, 주택가 골목길 등 좁은 도로의 불법 주정차 차량들과의 전쟁을 치르게 된다.

화재발생 초기에 화재를 진압하지 못하면 연소 확대로 이어져 대형화재가 발생하고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는 구조현장의 요구조자들과 심정지 환자의 초기 4∼6분, 중증 외상환자의 골든타임 등을 생각 할 때 신속한 출동과 현장 활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소방통로 확보를 위한 소방차 길 터주기는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출동차량의 지휘관이 방송을 이용하거나 수신호로 양보를 요청하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신속한 출동이 이루어질 수 없다.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의하면 불법 주정차 단속 권한이 소방공무원에게로까지 확대돼 불법 주정차 차량 소유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법적인 잣대로만 시민들의 참여를 강제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소방통로 확보'는 남이 아닌 나를 위한 통로다.

나도 한 번쯤은 긴급한 상황에서 소방차나 구조·구급차가 도착하기를 가슴 졸이며 기다리는 당사자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해 보고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은 버리자.

특히 많은 인구와 좁은 국토 때문에 도시 밀집생활을 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 할 때 신속한 출동에 장애가 되는 요인은 우리 주변 어디서나 찾을 수 있다.

복잡하고 바쁜 일상 속에서 내 작은 편의를 위한 소방통로상의 불법주차와 소방차 출동 시 양보운전을 하지 않는 등 물질문명의 발달에 뒤처지는 정신문명의 지체가 아쉽다.

하지만 이런 우리의 작은행동이 소방차의 출동을 지연시킨다면 자칫 나자신도 위험에 노출시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결국 나 또한 우리라는 공동체 속에서 존재함을 인식하여 우리 모두가 정신문화의 지체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길 기원해 본다.

함평소방서 119구조대 유일재  webmaster@tongha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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