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인생은 즐겁게 사는 것이 제일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하느님께 늘 감사합니다” 하고 감사를 먼저 드려야 한다. 간밤에 저승으로 데려가지 않고 이렇게 아침에도 숨을 쉬게 해준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너무나 모르고 살아가는 것 같다. 자신은 아마 영원토록 죽지 않고 살 것처럼 하는데 말이야 인류의 역사상 영원히 죽지 않고 산 사람은 아직까지 단 한명도 없고, 모든 사람이 반드시 죽었고 또 내가 보증한다. 누구든지 반드시 언제인가는 죽는다는 말이다.

우리는 죽음에 대해 대부분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하고 살고 있다. 단순하게 죽음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고민하면서 죽음의 순간까지 살겠다는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으로 말입니다.

육체적이고 물질적인 생활을 혼이 살아 있는 정신적인 생활로 전환하여 살아간다면 결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마음을 잡지 못할 때는 죽음이 두려워 지겠지요. 그러나 사형수가 사형장으로 끌려 갈 때에는 끌고 가는 교도관은 정신이 하나가 없어서 아무 생각이 없는데 막상 끌려가는 사형수는 학대받는 사람을 위로하거나 잘 걷지 못하는 노인을 부축하거나 어린이가 부서진 장난감을 고처 달라면 장난감을 고처 주고 싶어 한다고 한다. 사형수는 이미 마음을 비우고 내면의 소리를 확연히 알기에 그럴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일을 겪습니다. 날씨가 맑았다 비바람이 불다 눈보라가 치듯이 우리에 인생에 어찌 평탄하고 좋은 날만 있을 것인가. 시련과 고통은 우리에게 넓게 보는 혜안을 길러주고 관조할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안 좋은 일에 집착하여 우울해 할 것도 없으며 항상 긍정적인 생각으로 인간의 나약함을 인정할 때 우리는 행복할 수 있고 즐겁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즉 우리에 삶의 그림을 맑고 투명한 수채화처럼 그리면 상실감이나 무력감에서 방황하던 자신을 너무나 맑은 영혼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런 삶이 되게 할 것입니다.

우리네 삶이 마치 인생열차를 타고 가는 승객과 같다는 것이다. 어떤 노인이 열차를 타고 가는데 시간이 되니 검은 옷을 입은 차장이 이제 그만 내리라고 한다. 노인은 정말 내리기가 싫었다. 내가 어떻게 모은 재산인데 이것을 모두 두고 내리라는 것인가 도저히 내리고 싶지가 않아 차장에게 무릎을 꿇고 빌어본다. 어떻게 단 1년이라도 더 살수는 없는 것이냐고 사정하지만 시간이 되니 무작정 내리라고 한다.

단 한 번도 본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어두운 미지의 세계로 내리라고 한다. 10원 짜리 동전 한개 없이 내리라고 한다. 노인은 그동안 이웃과 보리가리 개떡하나 나누어 먹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오로지 자신의 부의 축적을 위하여 열심히 살아온 사람이었다.

노인이 차장에게 끌려서 어둠이 가득한 열차 밖으로 끌려 나갔다. 열차 안에 남아 있던 노인의 가족들은 남겨 놓은 노인의 보퉁이를 어루만지며 우리 아버지는 훌륭하신 분으로 자식에게 너무도 많은 재산을 주고 갔다고 추억을 하면서 기뻐한다. 노인의 죽음은 벌써 잊어 버렸다. 오로지 이제 어떻게 재산을 분배하는 일만 남아있다.

그런대도 우리네 이웃들은 가진 것이 많은데도 무슨 욕심은 또 그리 많을까? 부모가 물러준 재산도 많고 하는데 동생에게 주기 싫어서 또 다투고 하는 일이 우리 주변에 너무나 많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어차피 개그콘서트와 같은 것이지만, 가만히 주위를 둘러보면 웃기는 일이 많다. 또 어떤 지인은 나이가 80세 인데 65세 된 할머니와 재혼을 한다고 한다. 물론 능력이 있으면 하는 것이 좋다.

누가 나쁘다고 흉보지는 않을까 의심이 들지만, 문제는 주변 정리를 제대로 하지를 못하니까 비난의 대상이 된다. 나이가 80이면 집에 있으나 산에 있으나 똑같은 것인데 과연 얼마나 좋은 꼴을 보려고 재혼을 한다고 하는지, 또 재혼을 하려면 창피해서라도 소문내지 말고 조용히 해야지 시끌벅적하게 하니 자식들이 창피하다고 난리지 않겠어요? 또 새로 들어오는 여자의 입장에서는 재산을 어떻게든 먹으려고 하는 짓이니 최대한 시끄럽게 하여야 나중에 무언가 소리칠 것이 되거든요. 그래서 호적정리 등을 하여 달라는 것이 아닐까?

노욕이라고 했던가.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잘못된 점을 반성하면서 마지막을 준비해야 되는데 대부분의 노인들이 더욱 욕심이 많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 사람의 평균 수면이 75세라고 한다.

나이가 70세가 넘으면 욕심을 버리고 모든 것을 나눔에 진력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는 것 같다. 자신의 명줄이 얼마나 남은지도 모르면서 영원히 살 것처럼 하는데, 노욕에는 색욕도 있고, 식욕도 있고 돈에 대한 욕심도 대단하다.

그러나 지난밤이 지나고 숨을 쉬지 않는다면 이 모든 욕심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욕심은 욕심으로 끝날 뿐이다. 살아생전에 덕을 베풀자 꼭 남이 아니라도 좋다. 내 친척이나 친지 중에도 어려운 사람이 많이 있다. 이런 사람에게 라도 가진 것 중에서 조금이라도 베풀면 되겠지만 재물이 아까워 베풀 수 없다면 재물은 죽을 때 저승에 가져가고 내 이웃에게라도 사랑의 마음으로 돈이 들지 않는 덕이라도 원 없이 쌓고 간다면 염라대왕도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이 순간에 숨을 쉬면서, 오늘 하루를 보낼 수 있음에 하느님에게 감사하여야 할 것 같다. 살아있다는 것이 즐거운 인생이라는 것이리라.

김현진 논설위원  hj-kim195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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