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평범한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에는 아마 두 가지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는 죽음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현실에 만족하고 그저 오늘 내 배가 부르고 등이 따뜻하면 만족하는 그런 동물과 같은 생각으로 사는 사람, 또 다른 하나의 삶은 매순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죽음의 그 순간까지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물질적이고 육체적이며 포유동물적인 삶을 정신적이고 생각하는 삶으로 바꾸어 산다면 아마 죽음 따위는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색(思索)하며 정신적인 생활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결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겠지요. 만약 우리가 지금 당장 죽는다고 확신한다면 아마 곧바로 마음이 정리되고 양심이 말하는 소리를 크게 들으며 살게 되겠지요.

우리네 평범한 보통사람들은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일을 겪게 됩니다. 어느 날 갑자기 뇌성 벼락이 치고, 폭우가 쏟아지고, 눈과 비가 내리다가 또 어떤 날은 화사한 봄볕에 따스한 바람이 부는 그런 화창한 날도 있으니까 모두가 함께 세상을 사는 보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인생이 고통과 고난이 있으면, 또 평탄하면서 좋은 날도 반드시 찾아온다는 것을 확신 합니다.

시련과 고통, 절망과 고독은 항상 우리 곁을 떠나지 않지만 또 그 뒷면에는 반드시 희망과 행복도 함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실수나 잘못에 대해 지나치게 비판적이거나 자책하며 괴로워 할 필요도 없다는 것입니다. 더 넓게 보는 혜안(慧眼)을 가지고 한걸음 물러서서 멀리서 관조(觀照)하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때 번뇌(煩惱)와 고통은 없어질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여야 할 것입니다. 운명이라는 것은 우리네 그림자와 같기에 언제든지 우리의 삶에 끼어들어 서로를 갈라놓을 수 있기에 우리 함께 있을 때 서로의 소중함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이 세상을 당당하게 살아가야하기에 서로를 사랑하며 이해하며 따스한 마음으로 감싸고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기쁨보다 아픔이 더 많고 고뇌(苦惱)가 많은 세상이지만 서로가 참고 인내(忍耐)하면서 세상을 살다보면 아직도 마음이 따듯한 사람이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많이 있기에 그래도 살아 볼만한 세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세상사람 누구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하여 봅니다. 지금까지의 나의 삶이 맑고 시리게 푸른 그런 수채화 엇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나의 삶의 조각들이 수채화처럼 맑고 아름답지 않게 보일 때, 다가오는 상실감이나 무력감에 빠질 수 있기에 말입니다.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채화처럼 맑은 영혼 하나만 건져 간다면 하는 마음이지만 그것마저 결코 쉽지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마음을 다하여 사랑한다는 것이 어디 당신의 얼굴만 들여다보면서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당신의 마음과 영혼을 사랑하는 것이겠지요.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고 내 가슴속에 묻어두고 당신만의 향기를 나 혼자 간직하면서 천만년의 세월이 흘러 다시 내가 태어난다 하여도 내 가슴속에 오직 당신의 영혼만을 위해 비워놓겠습니다.

보이지 않아도 볼 수 있는 것이 사랑이라고 합니다. 하늘이 허락한 인연이 아니라면 우리의 만남 또한 없을 것입니다. 만약에 흐르는 시간 속에서 인연이라 한다면 내 영혼을 불사른다 하여도 아깝지 않는 그런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나를 느끼고 그대의 가슴속에 남겨 둘 수 있다면 난 그대를 내 가슴속 가장 깊은 곳에 숨겨두고 싶습니다.

빈손으로 태어나 빈손으로 돌아가는 우리 인생인데 어차피 다 버리고 떠나는 삶이라면 베푸는 삶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당신이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당신만 혼자서 울었고, 당신을 지켜보던 주변의 모든 사람은 기뻐 웃었습니다. 이제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날 때 당신만 혼자서 웃고 주변의 모든 사람이 울면서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삶을 사는 것도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 열광하는 삶보다는 한결같은 삶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어렵고 힘든 세상 모든 곳에서 열심히 일하며, 땀 흘리고 살아가는 당신은 영웅입니다.

김현진 논설위원  hj-kim195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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