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신안군의회 정례회에서 질의와 답변을 하고 있는 양영모 의원(좌)과 고길호 신안군수(우)

[통합뉴스 김현수 기자]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신안군의회 의원의 집행부에 대한 질의 답변 과정에서 단체장과 지방의원 간 폭로 수준의 초강수를 두는 사건이 발생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해당 군청의 공무원들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효과를 우려(憂慮)하고 있다.

신안군의회 제266회 2차 정례회를 개최된 지난 4일 양영모(더불어민주당 4선) 의원은 신안군의 상징물과 관련한 사용 용도와 목적 등에 대한 답변과 공유재산 관리실태에 대한 군정질문을 실시했다.

또, 민선 6기 실행한 인사를 보면서 과연 우리 군 인사가 어떤 원칙으로 이루어지는 것인가 하는 군정질문 답변을 요구했다.

이날 군정질문 답변에 나선 고길호 신안군수는 최근 인사와 상징물 등의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양영모 의원이 인사청탁한 사실이 드러나고 초강수 대응을 하면서 의회는 유례없는 폭풍에 휩싸였다.

특히, 양영모 의원은 이날 고 군수가 폭로한 인사청탁 사실에 대해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의회 분위기는 공방을 떠나 도덕적 문제까지 여과 없이 드러나는 민낯이 공개됐다.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을 견제하는 의회 기능을 감안하면 해당 의원이 질문한 내용에 대해 충실한 답변과 개선점을 모색하는 것이 지방자치단체 집행부가 할 역할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정치적 오해가 발생할 수 있는 의정질문과 이에 대한 답변과정의 행태는 문제가 크다는 점에서 이 같은 사건이 시사하고 있는 보완점도 요구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현직 의원이 이 같은 사건에서 밝혀진 것처럼 인사청탁을 인정한 것으로 나타나 사법적 문제를 떠나 청탁 금지에 대한 도덕적인 부분까지 문제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를 견제하고 있는 지방의회 의원이 집행부 인사와 관련해 청탁하는 것은 그 행위에 대한 성사와 상관없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지방자치단체를 견제하는 업무를 지역 주민들로부터 위임받아 이를 수행하고 있는 지방의회 의원이 자신과 친분 또는 이해관계로 인사 청탁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공정사회와 청렴 확산을 위해 만들어진 ‘청탁 금지법’ 입법 취지에 따른 논쟁의 대상도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방 기초단체 의원이 집행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단체장이 인사 청탁을 수용하는 경우 그 대상의 역할을 얼마나 충실하게 이행 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점이 제기될 수 있으며, 이해관계로 인한 유착 등 문제가 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에서 사법적 해석을 떠나 도덕적으로도 금지될 사항이라는 점이다.

선거를 앞둔 이 같은 선출직 공무원들의 충돌은 그 피해 대상이 대부분 공무원들이라는 입장도 분분하다. 지방자치단체 집행부 공무원 인사권자인 단체장과 집행부의 견제를 담당하고 있는 지방의원 사이에서 공무원 인사청탁은 무관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해당 사건에 대해 고길호 신안군수는 “집행부 행정의 감시와 개선을 요구하는 입장보다 청탁 거절에 대한 보복성 질의로 의심되는 상황 이였다”면서 “당시 행정을 담당한 집행부 의견을 충실하게 제출했고, 보완점을 찾고자 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정질의가 정치적 유불리(有不利)로 오해를 받는 것은 질의에 대한 본질을 흐리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의원의 역할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날 충격을 더 한 사건은 신안군의회 양영모 의원이 고길호 군수에게 인사청탁을 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다는 점이다.

양영모 의원은 기자에게 “직원이 직접 이야기 하지 못하는 경우 지역구 의원에게 이야기 할 수 있고 의원은 그것이 집행부에서 반영이 되던 안 되던 군수에게 이런 후배가 있는데 어디로 가고 싶다고 하는데 조금 도와주었으면 어떻겠습니까? 하고 부탁하니까 인사와 관련해서는 말하지 말라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군정질문에 대해 정치적 오해를 받을 수 있지만 의회 역할을 충실하게 한 것을 과도하게 해석한 것 아니냐”고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 제5조 등 채용과 승진 전보 등 공직자 등의 인사에 관하여 법령을 위반하여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직무를 수행하는 공직자 등에게 이 같은 행위를 금지하도록 주요 사항으로 명시하고 있다.

자치단체 집행부 행정을 감시하는 역할의 기초의회 의원과 기초단체장은 양쪽 모두 선출직 공무원이며, 기초의회 의원은 집행부를 대상으로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의결 등 견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 만큼 인사 개입은 문제가 크다.

이 같은 청탁금지법에 주요 위반사항에서 제3자를 위해 부정청탁을 하는 자는 과태료 처분으로 제재하고 있지만 부정청탁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 공직자 등은 형벌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신안군 공무원들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입장이다. 선출직 단체장과 지방의원의 날선 공방에 불편한 것은 공무원들이고 선거를 앞두고 책임 공방 등에는 담당 공무원들이 고통을 받는 사례가 많다는 입장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인사 청탁의 문제가 의회에서 폭로되는 등 지방의원과 자치단체장의 정치적 날선 공방으로 자치행정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단체의 서비스 품질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치가 추락하고 있다.

김현수 기자  newsman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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