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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에서의 민ㆍ관 거버넌스 구축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완도해양경찰서 서장 총경 김영암  |  webmaster@tongha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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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9  1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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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도해양경찰서 서장 김영암
지난 22일 자정 무렵 전남 완도군 여서도 해상에서 선장과 낚시객 등 22명이 승선한 낚시어선이 로프에 감겨 좌초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낚시어선은 선수부터 선미까지 다수의 파공이 있었던 상태로 조금만 구조가 늦었다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였지만, 신속한 초동조치를 한 해양경찰과 민간 구조대의 기밀한 협조로 탑승객 22명은 모두 안전하게 구조되었다.

이것은 현장에서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해양사고 구조시스템이 작동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신고를 접수 받은 완도해양경찰서는 경비함정을 즉시 현장으로 이동조치 함과 동시에 신속히 어업정보통신국과 협업을 통해 주변의 가장 가까운 조업선으로 하여금 구조에 협조 할 것을 요청하였으며, 인근의 조업선과 민간구조대 선박은 이러한 해경의 협조 요청에 순간의 머뭇거림도 없이 구조 활동에 동참했다.

완도해경서 상황실은 사고 선박과의 교신을 통해 선박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승객들로 하여금 구명조끼를 착용한 채 갑판 상에 대기 할 것을 지시하였으며, 선장은 이를 잘 수행했던 것이다.

이와 같은 구조사례를 보면 그간 사고 유형별로 지속적이고 반복된 숙달 훈련의 결실이라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민간 구조세력과의 협업을 통한 신속한 구조 활동은 그 시사점이 매우 크다.

우리나라의 관할 해역은 EEZ를 포함해 약 44만 7천 제곱킬로미터로 남한 면적의 4.5배에 달한다. 하지만 해양경찰의 1일 출동함정은 70여척에 불과하며 경비함정 1척이 감당해야 할 면적은 서울시 면적의 10배에 이른다. 반면 민간어선은 하루 평균 1만 여척이 모든 해역에서 조업을 하고 있다.

이러한 여건을 놓고 보면 해양사고 대응체계에 있어서 민간과 해경과의 협업, 즉 해양에서의 민ㆍ관 거버넌스(governance)는 효과적이고 신속한 해양사고 대응을 위한 핵심적 요소라 할 수 있다.

해양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 영국, 일본의 해양 민ㆍ관 거버넌스는 우리와는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잘 구축되어 있다.

이들 국가의 민간단체는 정부로부터 직접적인 예산상의 지원을 받거나 또는 각종 기부금 등을 지원받아 장비보강은 물론 자율적인 훈련을 통해 민간세력임에도 해양구조 활동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차이는 무엇일까? 혹자는 이들 국가 역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지금의 협업체계를 구축하였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다소 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허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해양에서의 민ㆍ관 거버넌스는 해양사고 대응을 위한 핵심적 요소로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일 뿐 아니라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으로 인식하는 우리 사회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민간구조 세력과 구조 활동 참여자에 대한 지원을 현실화 하는 것이다. 물론 실비 보상 차원의 일부 지원이 있긴 하지만 생업을 포기해야 함은 물론 상황에 따라 본인의 안전까지 위협받는 구조작업에 비하면 그 보상의 규모는 턱 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지금까지의 민ㆍ관 거버넌스는 우리 어민들의 순수하고 성숙된 시민의식으로 그나마 해양에서의 명맥을 유지해 왔지만, 이제는 우리도 선진국처럼 체계화 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해양경찰은 민간구조대에 대한 교육ㆍ훈련 지원, 보상 확대 등을 골자로 한 민ㆍ관 협업체계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해양경찰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해양에서의 민ㆍ관 거버넌스 구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있어야 하고, 또한 그러한 관심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완도 낚시어선 좌초사고에서 민ㆍ관의 완벽한 대응사례가‘천만 다행이다!’라고 하는 일회성 안도 수준에 머물지 않고 선진화된 해양에서의 민ㆍ관 거버넌스 구축의 단초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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