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례경찰서 교통관리계 경사 최명현

‘법규가 없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가’는 그 나라 국민의 문화수준을 대변한다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를 교통문화에 대응해보면, 신호등 없는 교차로에서 운전자들이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봐도 그 나라의 교통문화를 어느 정도는 가늠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미국의 경우 교차로 정지선에 먼저 도착한 차량 순서대로 교차로에 진입하는 것이 철저하게 지켜지고 교차로 통과 시 무조건 정지선에 멈춰 사방을 살피는 것이 당연시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먼저 교차로에 진입한 차량뿐만 아니라 그 뒤를 잇는 자동차 행렬까지 그 기득권을 뺐기지 않으려고 꼬리를 물고 늘어서 신호에 무관하게 교차로를 통과하는 일명 반칙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최근 경찰에서는 생활반칙, 교통반칙, 사이버반칙 등 공동체 신뢰를 저해하는 행위를 3대 반칙으로 규정하고, 이중 국민안전과 직결되는 음주운전, 난폭ㆍ보복운전, 얌체운전을 3대 교통반칙으로 정하여 2.7~5.17.까지 100일간 집중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3대 교통반칙은 국민적 관심과 단속요구가 많고 비난가능성이 높은 위반행위로서 국민의 불편 불만을 일소하고 법치주의 확립을 위한 중대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3대 교통반칙 단속만으로 근절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대책으로 헤겔의 변증법을 도식화한 논리 전개방식인 ‘정반합’개념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는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3대 교통반칙(正)에 대한 반대논리로 3대 교통원칙(反)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교통법질서 확립과 국민안전(合)이라는 더 높은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율 속에서 지켜지는 규율이 정의사회를 대변하는 이상적인 조건일 것이다. 상식과 원칙에 의해 모든 질서가 잡힌다면 굳이 반칙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복잡한 법을 만들어 우리 자유를 스스로 구속할 필요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상식과 신뢰로 해결되지 않는 것은 법으로 규제를 해야 되는데 이는 역사적 경험으로 인정된 사회계약 방식으로서 질서유지의 최후 수단이다.

결과적으로 원칙(상식), 신뢰, 법 이 3대 안전원칙이 3대 교통반칙에 맞서 선진화된 교통문화를 만들고 국민행복을 앞당길 필요조건인 것이다.

사소한 교통법규 위반이라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작은 원칙부터 지키는 습관이 교통질서 확립과 교통문화개선의 첫걸음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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