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올해 11월도 마무리가 되어가고 2016년 병신년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산과 거리에 있는 나무들은 붉게 물든 잎들을 하나하나 떨구며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차디찬 겨울이 지나가면 어김없이 봄은 또 찾아올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도 일제강점기, 6.25전쟁과 같은 시대의 혹독하고 차디찬 겨울이 있었지만, 오로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피흘리며 싸우신 분들의 힘으로 봄날을 되찾은 역사가 있다. 지금도 한 가정의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 또는 자신의 신체 일부를 잃으며 평생 지우지 못할 가슴속 아픔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분들이 우리네 주변에는 많이 계신다.

우리는 반세기 전 광복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뼈아픈 동족상잔의 비극을 맞이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북한이 남한 공산화를 위해 전차를 앞세우며 38도선 전역에 걸친 기습남침으로 발발된 6.25전쟁 즉, 한국전쟁이다. 1950년 6월25일 시작된 한국전쟁은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으로 3년 동안에 수많은 목숨을 요구하며 끝을 맺게 된다. 전쟁 당시 수많은 크고 작은 전장에서 셀 수 없는 총알과 수류탄 파편들이 생과사를 가르며 오고 갔고, 수많은 전쟁터의 영웅들은 급박하고 두려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그 자리를 지키며 최후를 맞이하였다.

전남서부보훈지청 관내에서도 북한의 남침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고 싸우신 훌륭한 호국영웅들의 희생과 공헌이 있었다. 영광에서 출생한 조영형 육군 소위는 수도사단 제26연대 예하 제11중대 1소대장으로서 금성지구 수도고지 전투에 참전하여 고지를 방어하기 위한 백병전을 펼쳐 성공적으로 고지를 방어임무를 수행한 후 1952년 9월 7일 전사하였고, 신안군 출신의 김호규 중위는 적진의 빗발치는 수류탄 속에서도 중대장으로서 선두에서 진두지휘하여 적진 코앞까지 진격해 수류탄을 투척해 백암산 894고지를 완전히 제압하였다. 해상에서도 치열한 전투는 계속되었는데, 박정모 해군 대령은 소위로 임관시절 인천상륙 및 서울탈환작전에 참여하였고, 소대장으로서 적탄 및 우군 포화가 작열하는 가운데 서울 중앙청 옥상에 태극기를 게양하였다. 당시 트루먼 미국 대통령은 중앙청 태극기 게양에 대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숨은 공훈’으로 평가하며 표창장을 전달하기도 하였다. 이후 수많은 전투에서 공을 세웠고, 휴전 후 대령으로 예편되었다.

현재 대한민국은 경제적, 문화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주며 세계가 주목하는 국가가 되었다. 우리는 이렇게 풍요롭고 번영한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위의 세분 외에도 나라를 수호하기 위한 수많은 희생과 공헌이 뒤따랐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가 이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작지만 큰 한가지는 그분들의 희생과 공헌에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고 살아가는게 아닐까 싶다.

전남서부보훈지청 보훈과 박영준  webmaster@tongha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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