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광양경찰서 생활안전계 순경 선형이

위급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누르는 번호는 무엇일까? 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 중 98.5%가 112신고를 찾는다고 한다. 그만큼 112신고는 위급한 상황에 처한 국민들에게 목숨과도 같은 유일한 동아줄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경찰들 또한 이러한 국민들의 의식과 같이 위기에 처했을 때 신고출동을 당연한 의무이자 경찰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몇몇 소수의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한사람의 목숨줄과 같은 112신고를 쉽게 생각하고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허위·장난신고를 하고 있다. 이러한 신고유형을 보면 ‘딸이 불효자식인데 잡아가 달라’,‘저 지금 자살할거니까 날 찾아봐라’라는 등의 장난과 같은 신고가 있는가 하면 술에 만취해서 자신의 휴대폰으로 ‘내차를 누군가 훔쳐갔다’라고 신고를 하여 긴급하게 경찰이 현장에 출동, 혼신을 다해 찾기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면 결국 술마신곳 근처에서 차가 있거나 집 주차장에서 차를 찾는게 다반사이다.

위에 상황을 보고 곰곰히 생각해보면 필자가 어렸을 때 자주 보았던 이솝 우화에 거짓말로 망한 양치기 소년 이야기가 떠오른다. 처음에 소년은 심심한 나머지 거짓으로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쳤고 이에 도우러 나왔다가 허탕 치는 마을 사람들을 보고 재미있어 다섯 차례 같은 짓을 했다. 그런데 정말로 늑대가 나타났을 때에는 아무도 도우러 나오지 않아 자신의 양떼가 모두 늑대에게 잡아먹히게 됐다. 이 우화를 보면 타인의 신뢰를 잃었을 때 그 파장이 얼마나 큰지를 뼈속 깊게 느끼게 해준다.

만약 허위·장난신고를 한 본인이 진짜로 위기에 처했다고 가정해 보자. 제일먼저 도움을 요청할 기억나는 곳은 112신고일 것이다.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진심을 다해 신고를 하였는데 본인을 허위·장난신고를 자주 한 상습신고자라는 것으로 안 경찰이 늦장으로 대처하거나 타 신고를 우선시 하여 출동하면 정작 본인은 어떻겠는가? 경찰관은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지만 이런 허위ㆍ장난신고에 익숙해지다보면 분명 사람이다 보니 믿음과 신뢰에 구멍이 생겨버려 안일하게 생각할 수가 있다. 그렇게 되면 정작 장난친 본인뿐만 아니라 선의의 국민까지도 큰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허위신고를 할 경우 형법 제137조(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5년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과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5호(허위신고)에 의한 60만원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로 강력하게 조치를 취하고도 있다. 꼭 이런 처벌규정이 있다고 해서 112허위신고를 하지 않는게 아니라 허위·장난신고로 인해 마치 양치기소년과 같이 믿음과 신뢰에 금이가 양질의 경찰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기억하고 112는 누군가에게 생명번호라는 것을 명심, 절대 허위ㆍ장난신고를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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