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뉴스 김현수 박석장 기자] 무안군에서 발생한 소나무재선충병과 관련한 방제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살균처리가 되지 않은 소나무들이 톱밥으로 가공돼 유통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재선충 방제가 아닌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무안지역에서 지난해부터 사업에 착수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이 엉터리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방제사업에 관련 소나무들이 톱밥으로 가공되어 개인 업체와 인근 시군의 사업지에 팔려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소나무를 구제한다는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이 같은 사업은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를 해당 사업 설계된 구간에서 반출하거나 이동하지 못하도록 특별법으로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해당 사업을 시행ㆍ감독하고 있는 무안군은 재선충 감염으로 의심되고 있는 소나무를 벌목, 훈증 등 살충처리 과정도 없이 생나무를 톱밥으로 가공 유통한 것으로 드러나 재선충 구제가 아닌 확산 의혹을 사고 있는 형편이다.
이 같은 소나무재선충방제사업에서 발생한 톱밥을 구입한 A모씨는 “산림부산물로 톱밥이 필요해 구매했지만 재선충 방제사업에서 발생한 부산물로 알려주지 않았다”면서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사업장 인근에도 소나무들이 많이 있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산림부산물로 소개되어 구매한 톱밥이 매우 거칠고 크기도 크게 분쇄된 상태로 퇴비용으로 사용하기에도 적합하지 않다”며 “소나무 구제를 목적으로 한 부산물을 유통하는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 재선충 방제사업에서 발생한 톱밥이 인근 시군 행사장에서 이용됐다
특히, 무안군의 경우 전남도에서 주관해 나주시에서 개최되고 있는 ‘친환경디자인박람회’ 주무대 등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목 부산물을 제공하는 공식 협약을 체결하고 광장과 관람객이 이동하는 바닥에 제공하는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특히, 훈증하는 방식과 일정공정을 통한 살충과정이 없이 가공된 이 같은 톱밥의 경우 규정에는 15mm 이하 크기로 처리해야 하지만 크게는 100mm가 넘는 나무들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방제사업을 진행하면서 부적합하게 처리된 톱밥이 산림부산물로 유통되면서 기본적인 규정도 지키지 않은 방제사업에서 발생한 톱밥이 무작위 인근지역으로 이송, 재선충의 확산을 의심하게 하는 것이다.
취재진이 확인한 이 같은 톱밥은 25t과 5t 덤프트럭을 이용 영암지역과 해남지역의 소나무 묘목이 심어진 방풍림 사업에도 이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소나무재선충방제사업에서 발생한 크기와 규정도 지키지 않고 가공된 톱밥들이 바닥에 잡초 발생을 억제하는 용도로 살포된 것이다.
소나무에이즈라고 불리고 있는 재선충은 현재까지 소나무 가도관 폐쇄에 작용 수분이동을 차단해 고사시키는 병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동 매개충으로 알려진 솔수염하늘소는 5월부터 8월까지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솔수염하늘소가 하는 역할을 25t 덤프트럭이 한 것 아니냐”며, “소나무를 살리기 위한 재선충 방제사업이 엉터리로 진행되면서 오히려 확산될까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한편, 소나무재선충은 우화하기 전 알의 크기는 0.6mm에서 1mm로 육안으로 식별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업을 감독하고 있는 무안군 관계자는 취재진의 인터뷰를 거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