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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광주 전세사기피해 사회초년생들...미래 '암울'우울증ㆍ공황장애 등 심각한 정신질환 시달려…치료 지원 등 시급
김현수 기자  |  newsman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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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9.20  18: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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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정배 전 법무장관

[통합뉴스 김현수 기자] 광주지역에서 전세사기를 당한 사회초년생 등 20~30대 피해자들이 극도의 절망과 스트레스 상태에서 우울증과 공황장애, 수면 장애 등 심각한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천정배 전 법무장관이 이끄는 호남100년살림민심센터는 지난 5월부터 전세사기피해신고지원센터를 운영한 결과 광주시 광산구 알콩달콩빌의 전세사기 피해 사례를 접수하고 그동안 2차례의 피해자 간담회 등을 거쳐 피해 유형과 대책 등 조사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광주 알콩달콩빌의 사례는 다가구주택 관련 법과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사기 범죄에 서민과 대학생, 청년, 신혼부부, 사회 초년생 등이 희생당하는 전형적인 ‘사회적 재난’이다.

우선, 알콩달콩빌의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모두 7가구로 피해 규모는 12억 원대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5가구가 혼자 사는 20~30대 사회 초년생들로 대부분 은행에서 전세자금대출로 마련한 1억 원 안팎의 전세 보증금과 어렵게 모은 돈을 떼일 처지에 놓이게 됐다. 

알콩달콩빌 301호 세입자였던 김모씨(34)는 다니던 대기업을 퇴사하고 광주시 첨단단지의 한 향수 제조회사에 재취업해 어릴적부터 꿈 꾸어 왔던 조향사로의 새 인생을 시작하려는 찰나에 전세사기를 당하게 됐다.

김 씨는 자신이 모은 300만 원과 청년전세자금대출 1억2천만 원으로 전세보증금을 마련했으나 한 푼도 되돌려 받지 못해 매월 원금 200만 원과 60만 원의 이자를 납부하는데 월급만으로는 감당이 안돼 주말까지도 식당에서 서빙 알바를 하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김 씨는 “사기 피해를 당하면서 수면장애는 물론 우울증, 공황장애 증상까지 겪고 있다”면서 “제게 편취한 돈으로 자기들은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만 하면 지금도 너무 죽고 싶은 마음뿐이다”고 하소연하며 경찰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203호 세입자 이OO씨(여, 26)도 “친구들은 돈을 모으면서 여행을 꿈꾸고 하고 싶은 걸 위해 노력하지만 나는 계약기간이 끝남과 동시에 생기는 1억이라는 빛 앞에서 아무것도 꿈 꿀수가 없다”며 “너무나도 뻔히 보이는 제 미래에 너무 두렵고 모든 걸 다 포기해버리고 싶은 생각만 든다”고 토로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씨는 월세 부담이 아까워 여수에 거주하는 부모님과 함께 모은 1천만 원에 9천만 원의 청년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전세 보증금을 마련해 지난해 6월 알콩달콩빌에 입주해 2024년 6월에 전세계약기간이 끝나게 되는데 시간이 갈수록 불안감과 부정적인 생각들로 무기력해진다고 호소하고 있다.

김 씨 등 알콩달콩빌 전세 피해자들은 광주경찰청으로부터 범죄 피해자의 신체ㆍ심리ㆍ경제적 피해 상황 등을 가해자 구속영장 발부나 양형 등 형사절차에 반영하는 ‘범죄피해평가’에 선정돼 심리 상담 지원을 받았고, 광주 광산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광주지검은 주모자 김모씨(여)에 대해 19일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알콩달콩빌과 같은 다가구주택은 건물주는 한 명이고 각 호실별로 세대주들이 살고 있는 단독주택으로 분류돼 세대별 등기가 불가능해 새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먼저 들어 온 세입자들의 차임 및 보증금 등 임대차 정보를 알 수 없어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UUG)가 집계한 다가구주택반환보증사고는 올해 1분기 동안만 전체 주택 유형의 49.3%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정부도 다가구주택세입자들의 전세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올해 주택임대차법에 임대인의 정보제시 의무를 신설하는 한편 공인중개사도 임대차 중개시 임대인의 동의 없이도 다가구주택 세입자의 보증금 현황 등을 열람하여 설명하도록 하는 공인중개사법을 개정했다.

천정배 호남100년살림센터이사장은 “알콩달콩빌 전세사기 사건은 허점이 많은 법과 제도가 방치돼 피해가 집중 발생한 사회적 재난의 전형이다”며 “정부는 뒤늦게나마 이뤄진 보완 입법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면밀히 지켜보고, 광주시는 청년층 피해자들에 대한 심리 치료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newsman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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