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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를 개척하고 마포까지 교역에 나섰던 거문도 ‘바다사람’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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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6.01  09: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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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뉴스는 지난 교수신문에 기획연재되었던 목포대학 도서문화연구원의 '섬 이야기'를 통해 섬들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겨진 흔적을 돌아보는 취지로 이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거문도 풍어제는 거문도 사람들의 민속전승 의지를 담고 있는 결정체다. 섬이나 해안가에 위치한 어촌에서는 해상안전과 풍어를 기원하기 위해 하는 풍어제를 지내기 마련이지만, 거문도는 ‘선조들의 얼과 정신을 잇는 상징’으로 풍어제를 행한다.

동해안과 서해안, 남해안 누볐던 거문도 사람들

   
▲ 전남 여수 삼산면 거문도. 지도를 펴놓고 거문도와 울릉도를 보면 ‘과연 거문도 사람들이 울릉도를 개척했을까?’ 싶지만, 거문도 사람들은 해마다 울릉도에서 미역을 채취하고 물개를 잡아 어유를 만들고 벌목을 해서 생활도구와 배를 만들었다. 거문도 풍어제는 이런 ‘선조들의 얼과 정신을 잇는 상징’으로 행한다. 사진은 어선 퍼레이드와 떼배 띄우기 모습이다. 사진=송기태
거문도 사람들 중에는 스스로를 ‘바다사람’이라 표현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선조들이 멀리 울릉도를 개척하고 서울의 마포에서까지 교역을 했기 때문이다.

울릉도에 대한 국가의 통제력이 미약할 때부터 거문도 사람들은 울릉도를 개척하고 생업공간으로 활용했다. 지도를 펴놓고 거문도와 울릉도를 보면 ‘과연 거문도 사람들이 울릉도를 개척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지만, 실제 거문도 사람들은 해마다 울릉도에서 미역을 채취하고 물개를 잡아 어유를 만들고, 벌목을 해서 생활도구와 배를 만들었다. 또한 울릉도에서 출발해 다시 서해안으로 거슬러 올라가 물자를 교역했다. 거문도 뱃노래 보존회 박종산 옹의 증언을 들어보자.

“거문도 사람이 거의 울릉도를 가. 그래서 거기서 배를 만들어가지고 와. 한 번 가면 6개월 그렇게 걸려. 그래가지고 채벌(벌목) 해가지고 배 만들고, 거기 상나무 같은 거 갖고 도구통 만들고, 거기 미역 싹 다 갖고 와. 그래가지고 어디로 가냐믄 전라도 위로 해가지고 영광, 옥천, 마포. 거문도 사람들이 모험심 굉장한 것이여. 해양사람들의 후예들이여. 장보고 같은 그러한 기질이 거문도 사람들이 있다고. 그래서 우리 노래에 울릉도가 있어. 참 노래가 멋있어. 우리 거문도 바다사람들. 큰 바다에서 사는 사람들은 그러한 배포나 용기만 있는 게 아니고 그걸 헤쳐 나갈 수 있는 기질적인 바탕이 있어요. 그러니까 울릉도도 가고 마포가 어디여 서울이여. 그 후예들이 우리인데.”

동해안과 서해안, 남해안 일대를 누비고 다녔던 선조들의 정신이 거문도 사람들에게 자긍심이 되고 있다. 실제 1882년 울릉도를 감찰한 이규원의 감찰일기에 따르면, 당시 울릉도에서 만난 조선 본국 사람 141명 중에 전라도 사람이 115명이고, 전라도 사람 중에는 거문도 61명, 거문도에 인접한 초도 33명이었다. 그리고 1890년 울릉도의 도감이 된 오성일(吳性鎰)은 현재의 거문도 서도리 출신이다. 이러한 사실들로 보아 거문도 사람들이 울릉도를 개척한 주인공임은 명확하다고 할 수 있다. 결국 거문도 사람들은 선조들의 해양활동을 받아 안고 ‘바다사람’이라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고 하겠다.

풍어제에 담긴 ‘바다사람’의 얼과 전통

거문도 풍어제는 1985년부터 수협에서 주관해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 마을에서 행하던 당제가 전승력을 상실하면서 거문도를 통합하는 풍어제를 기획하게 된 것이다. 이때 기존에 진행되던 고두리영감제, 거북제, 용왕제 등등을 종합해 풍어제를 구성했다. 고두리영감제는 덕촌마을에서 행하던 것이고, 거북제는 서도리, 용왕제는 개별 선주들이 행하던 의례였다. 이러한 의례를 풍어제로 통합함으로써 거문도 주민들을 결합시키고 있는 것이다.
   
▲ 거문도 풍어제 모습. 사진=송기태
“거문도 사람이 거의 울릉도를 가. 그래서 거기서 배를 만들어가지고 와. 한 번 가면 6개월 그렇게 걸려. 그래가지고 채벌(벌목) 해가지고 배 만들고, 거기 상나무 같은 거 갖고 도구통 만들고, 거기 미역 싹 다 갖고 와. 그래가지고 어디로 가냐믄 전라도 위로 해가지고 영광, 옥천, 마포. 거문도 사람들이 모험심 굉장한 것이여. 해양사람들의 후예들이여. 장보고 같은 그러한 기질이 거문도 사람들이 있다고. 그래서 우리 노래에 울릉도가 있어. 참 노래가 멋있어. 우리 거문도 바다사람들. 큰 바다에서 사는 사람들은 그러한 배포나 용기만 있는 게 아니고 그걸 헤쳐 나갈 수 있는 기질적인 바탕이 있어요. 그러니까 울릉도도 가고 마포가 어디여 서울이여. 그 후예들이 우리인데.”

동해안과 서해안, 남해안 일대를 누비고 다녔던 선조들의 정신이 거문도 사람들에게 자긍심이 되고 있다. 실제 1882년 울릉도를 감찰한 이규원의 감찰일기에 따르면, 당시 울릉도에서 만난 조선 본국 사람 141명 중에 전라도 사람이 115명이고, 전라도 사람 중에는 거문도 61명, 거문도에 인접한 초도 33명이었다. 그리고 1890년 울릉도의 도감이 된 오성일(吳性鎰)은 현재의 거문도 서도리 출신이다. 이러한 사실들로 보아 거문도 사람들이 울릉도를 개척한 주인공임은 명확하다고 할 수 있다. 결국 거문도 사람들은 선조들의 해양활동을 받아 안고 ‘바다사람’이라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고 하겠다.

풍어제는 마을 단위의 의례를 통합한 것에 그치지 않고 거문도 사람들의 민속전승 의지를 담아내는 상징으로 작용하고 있다. 먼저 풍어제의 祭日을 음력 4월 15일로 정했는데, 이는 ‘선조들이 울릉도 출항 준비를 마치고 용왕제를 드리던 때’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래서 풍어제의 동기와 목적에서도 스스로를 바다사람이라고 하고, 풍어와 안전을 기원하면서도 선조의 민속을 이어나가는 데 의의가 있다고 한다.

“어로신앙은 바로 바다사람의 실제생활을 바탕으로 하는 것임에 틀림이 없고 (중략) 민속이란 백성들의 풍속을 말하는데 이 민속이 구속으로 잘못 받아들여지고 있음이 사실입니다. (중략) 풍어와 어업인의 생명 및 재산의 안전을 기원하고 전래의 풍속을 오늘에 되살려 향토문화를 전수하며, 지역민 화합의 계기를 조성코자 하는 데 본 풍어제의 목적이 있습니다.”(2012년 풍어제 행사 계획서)

풍어제의 주된 행사로 전라남도지정 무형문화재 1호 ‘거문도 뱃노래’가 공연된다. 거문도 뱃노래에도 선조들의 생활문화에 대한 전승의지가 배어있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거문도에 능로군(能櫓軍)을 두었다는 기록에 의거해 조선시대 수군복색을 본떠 공연복을 만들었다. 그리고 선조들이 칡넝쿨로 그물을 만들어 고기를 잡았던 것을 재현하기 위해 칡넝쿨로 그물을 만들고, 전통시대 고기잡이의 모습을 재현할 수 있도록 시연용 배도 제작했다. 또한 뱃노래에서도 울릉도를 개척하는 선조들의 생활을 담아내고 있다.

풍어제를 통해 선조의 얼인 민속을 전승시키기 위해 이날만큼은 거문도의 초중학생 전체를 의례에 참석시킨다. 큰 배를 대절해 한꺼번에 싣고 어선퍼레이드에 동참시키고 떼배를 띄우는 것까지 참관하게 한다.
풍어제를 마친 뒤에는 마을마다 화전놀이가 펼쳐진다. 오전에 풍어제를 마친 사람들이 각자 배를 타고 마을로 돌아가서 화전놀이를 한다. 부녀회원들이 음식을 준비하면 마을 선착장이나 공터에 모여앉아 음주가무를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또 흥에 겨우면 배를 타고 선상 유흥을 즐기고, 타 마을 화전놀이에 결합해 난장을 펼친다.

거문도 풍어제는 우리시대 민속 전승의 모델이 된다. 전승이 약화된 민속을 ‘바다사람의 얼과 정신을 잇는 매개체’로 승화시키고 지금의 민속으로 자리 잡게 하고 있다. 거문도 풍어제는 거문도의 정체성을 담은 정신문화의 상징이 된 것이다.

   
▲ 송기태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HK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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