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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보이는 저 '神의 섬' … 순응과 공존을 선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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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04  09: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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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야지마 厳島神社에서 행해지는 전통가무극인 '부가쿠(舞楽)'의 시연. 사진=홍선기
미야지마는 배로 간다. 바로 앞에 보이는 섬을 20여분 페리로 이동하지만 찾아오는 어느 누구도 불편을 말하지 않는다. 아마도 ‘神의 섬'으로 간다는 신비함과 의미심장한 기분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일본에 첫발을 디딘 서양인들도 미야지마를 갈 때는 여느 섬에 가는 기분과 다르다고 한다. 매우 낯선 섬이지만 많은 홍보자료를 통해 이미 神의 섬 미야지마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다. 태풍으로 수차례 섬의 인프라와 역사유적이 파괴됐어도 많은 사람들이 이 섬의 복원을 지켜보고 있고, 또한 후원하고 있다. 그만큼 미야지마에서 보는 역사유적과 자연자원의 중요성을 모두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미야지마에 가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 사슴. 우리나라에서는 사육장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여기서는 자연 방목이다. 원래 미야지마의 사슴은 ‘신의 사슴(神鹿)’이라고 하여 신성시 돼 왔는데 2차 세계대전 후 미군이 이 섬을 접수하면서 미군 병사들의 사냥과 포식의 대상이 돼 개체수가 급감했다고 하니 참으로 사슴의 운명이 기구하다. 이젠 평화롭고 여유롭다 못해 사슴의 피해가 증대하고 있다고 한다. 나무줄기를 갉아 먹고, 쓰레기통을 뒤지고, 식당 침입까지…. 그래도 ‘신의 사슴’을 지키고자 하는 섬 주민과 관광객들은 사슴과의 공존을 선언했다. 弥山 정산에 오르면 원숭이들의 세상이다. 이들은 단체 이동을 하는데 관광객들이 단체로 올라오는 시간에 맞춰서 나타나곤 한다. 해안가에서 온순한 사슴을 보고 올라온 사람들은 원숭이에게 다가가서 과자도 주고, 함께 사진도 찍고. 그러나 순간적으로 달려들어 모자와 가방까지 채어간다.

미야지마는 ‘신의 섬’이라는 신화적 자원을 뛰어넘어 섬의 역사, 생태, 그리고 스토리를 활용해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전했다. 그리고 자연에 순응하며 적응하고 또한 공존하는 노력을 통해 나타나는 결실은 우리나라 섬 관광산업에도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해안가엔 사슴이 살고, 산에는 원숭이가 살고, 영원히 바다와 연결되는 신의 섬으로 남기기 위해 우리에겐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는 ‘연육교’는 삼가하고 있는 것이 일본 최대 역사생태관광지 미야지마의 선택이다.
   
▲ 홍선기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HK교수

 

통합뉴스는 지난 교수신문에 기획연재되었던 목포대학 도서문화연구원의 '섬 이야기'를 통해 섬들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겨진 흔적을 돌아보는 취지로 이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 일본의 다도해인 세토내해(瀬戸内海) 서쪽 히로시마현에 있는 섬 미야지마의 이쯔쿠시마신사 오오도리이(大鳥居). 수령 500~600년 된 녹나무로 헤이안시대 말기에 건축됐다. 썰물에 관광객들이 들어가서 갯벌을 보며 즐기고 있다. 이 해역은 일본 최대 굴양식장으로도 유명하다. 사진=홍선기
미야지마(宮島)는 일본의 다도해인 세토내해(瀬戸内海) 서쪽 히로시마현에 있는 유인도로서 이쯔쿠시마(厳島)라는 별도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일본 관광객들도 왜 하나의 섬에 두 개의 이름이 있는지에 관해 매우 신기하게 생각한다. 일본국토지리원의 공식명칭은 이쯔쿠시마.

그러나 일반인들에게는 미야지마가 친숙하다. 미야지마에는 이쯔쿠시마신사(厳島神社)가 있다. 이 신사는 일본신화에 등장하는 물의 여신, 이치키시마히메노미코도(市杵島姫命)를 모시는 곳으로 이 여신이 신의 메신저라는 까마귀의 인도를 받아서 지금의 이쯔쿠시마신사에 오게 됐다는 것이다. 물의 여신과 까마귀(일본의 吉鳥), 그리고 섬(육지)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보면 노아의 방주를 비롯해 매우 유사한 설화와 신화가 주변에 많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미야지마의 포구 근처에 있는 오오도리이(大鳥居)는 바다에서 나왔을 법 한 여신과 새, 그리고 육지와 연결되는 섬의 상징성을 보여주고 있다. 漢字로 섬(島)은 산(山)에 새(鳥)가 올라앉은 형상이니 섬은 인간이 찾는 약속의 땅이고 새는 그것을 갈망하는 우리 자신을 투영한 것이 아닐까.

이처럼 ‘이치키시마히메노미코도’라는 이름이 현재의 이쯔쿠시마의 어원이 됐다는 것은 섬 자체가 가지고 있는 토착적인 신앙을 기반으로 한 정체성이 미야지마 섬에 깊숙하게 배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개화가 시작되는 에도시대 이후부터는 여신을 모시는 ‘이쯔쿠시마신사(お宮)가 있는 섬’이라는 뜻의 미야지마로 정해지고 관광지로 유명해 지면서 명칭이 확산되게 됐다. 미야지마는 일본신화를 포함해 다양한 해양, 자연숭배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미야지마는 ‘日本三景’의 하나이다. 주변 해역을 포함하는 섬 자체가 1934년에 세토내해국립공원으로 지정됐고, 이쯔쿠시마신사를 비롯해 弥山(해발 535m)의 원시림은 1996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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