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 주민들이 총회를 개최하고 이장 해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통합뉴스 김현수 기자] 무안군 한 마을에서 현 이장을 해임하는 유례없는 사건이 발생해 주목을 끌고 있다. 마을주민들을 위해 봉사와 공공사무 업무를 맡아보는 이장을 정식 선출 시기가 아닌 특정 기일에 해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다.

청계면 해당 마을주민 20여 명은 13일 오후 2시 마을 성당에서 임시 총회를 열고 현 마을 이장 해임에 대해 회의를 붙였다. 총회에 참석했던 주민 대다수가 해임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해임된 마을 이장 A씨가 마을 인근에서 공사하고 있는 개발행위와 관련해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 해임에 가장 큰 사유다. 주민을 무시한 개발행위에 대해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새로운 이장을 선출해 전체 목소리를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 무안군 청계면 서호3리 마을 인근에 공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 해당 마을 인근 산 중턱에 진행되고 있는 공사는 비가 많이 내리는 경우 토사가 밀려 내려와 마을에 피해를 줄 것이라는 우려가 가장 크다. 또 승달산의 산맥을 끊는 것은 마을에 중대한 사안으로 난개발을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또, 이 같은 공사를 허가한 무안군에 행정에 대한 불만과 의혹도 커지고 있다. 5개 필지 등 허가 면적에 대해 지난해 말부터 최근 6개월 내 허가된 개발행위, 건축, 산지 전용 허가 등이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 마을 주민들이 총회를 마치고 문제가 되고 있는 인근 공사 현장을 방문 항의하고 있다

행위에 대한 신청인이 다르다고 하지만 동시에 개발되고 있는 공사의 전체 면적이 크다는 점과 현장이 산 중턱이다 보니 장마를 앞두고 토사가 밀려 마을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걱정이 큰 상황에서 주민들은 현 이장까지 해임하고 나선 것이다.

마을주민들이 이장을 갑작스럽게 해임하는 사례는 매우 이례적인 사건으로 기록된다. 인구가 줄고 고령화된 마을의 공공사무와 각별한 봉사 요구는 커지고 있는 시대에서 주민들의 반발로 이장이 해임되는 사례는 또 다른 농촌사회의 이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현수 기자  newsman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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